상처치료제 중 오래 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국민연고 두 가지가 있죠. 아마 바로 예상하신 분도 있으실텐데 바로 후시딘과 마데카솔입니다. 두 가지 모두 일반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 없이 누구나 쉽게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어 더 큰 인기를 누리는 것 같습니다.
오래전부터 국민연고로 자리 잡으면서 상처만 나면 무턱대고 바르기 일쑤지만, 정작 중요한 부작용이나 정확한 사용법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연고 하나에 무슨 부작용이냐 하겠지만 그 성분 속에는 일반인이 모르는 놀라운 비밀이 있습니다. 일단 아래 사진부터 보시죠.
![]() 증상 1. 후시딘의 부작용 | ![]() 증상 2. 마데카솔의 부작용 |
증상 2. 3세 남아, 나뭇가지에 얼굴이 긇여 마데카솔을 발랐으나 곪으면서 염증이 생겨 증상이 더욱 악화됨, 마데카솔의 스테로이드 성분은 치유속도를 늦추고 세균의 증식을 도움 (출처 : 대한피부과 의사회)
상처엔 후시딘? 상처에 따라 더 큰 상처가 될 수도... 피부과 전문의 : 고운세상 김양제 피부과 장봉석 원장
위 사례는 사실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해마다 대한피부과의사회에는 후시딘과 마데카솔에 대한 부작용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원인은 바로 두 연고가 의사 처방없이 구입이 가능하다는데 있습니다. 그리고 두 연고의 광고가 마치 모든 상처에 효과가
좋은 것처럼 비춰지기 때문입니다. “상처엔 후시딘” “상처엔 마데카솔” 이런 식으로 말이죠.
먼저 후시딘의 주성분을 살펴보면 후시딘산 나트륨(Sodium fusidate)라는 성분인데 일종의 마이신이라 보시면
됩니다. 즉, 피부와 점막에 작용하는 항생제라는 말이죠. 그런데 제품설명서를 보니 적응증에 농피증(농가진, 감염성 습진양 피부염,
모낭염, 부스럼 및 부스럼증, 화농성 한선염, 농가진성 습진), 화상, 외상, 여드름(심상성좌창), 봉합창, 식피창에 의한 2차
감염 등이 있군요. 거의 피부질환에 있어서는 만병통치약이란 말인데요.
위에 부작용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100% 믿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원래 후시딘산 나트륨은 상처를 빨리 아물거나 흉터를 예방한다기
보다는, 상처를 통한 세균감염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즉, 치료보다는 세균감염을 예방해준다는 말인데, 대한피부과 의사회에 보고된
사례를 보면 치료를 위해 후시딘을 습진성 피부질환이나 무좀(진균증),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바이러스성 피부질환, 아토피 등에
발랐다가 부작용이 일어난 경우가 많습니다.
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되도록 만들어진 것은 맞지만, 결코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위와 같은 질환과 강한 자극에
민감한 안면부(특히, 눈 주위)에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후시딘의 장점은 침투력이 매우 높다는 점인데, 피부에
바르면 뼈까지 침투한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때문에 마데카솔은 처음 상처가 생겼을 때 바르는 것이라면, 후시딘은 딱지가 생긴 후
떨어질때까지 계속 발라도 되는 것이라 보면 됩니다.
새살이 솔솔 마데카솔? 상처에 따라 새살이 죽은살이 될 수도...
이제 마데카솔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마데카솔은 주성분이 센텔라아시아티카(Centella asiatica) 추출물과
초산히드로코르티손, 황산네오마이신이군요. 그리고 마데카솔 제품설명서에는 적응증이 궤양성 상처, 화상, 피부이식, 외상상처,
해상종, 반흔, 욕창, 누공, 피부병변, 점막병변으로 나와 있군요. 후시딘과는 조금 다른 것을 알수 있죠.
즉, 후시딘이 염증예방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 마데카솔은 상처가 생긴 후 피부세포의 재생과정을 도와 흉터를 방지해주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성분 중 네오마이신(마이신의 일종)이 세균감염을 막아주면, 초산히드로코르티손이 염증을 가라앉혀주고,
센텔라아시아티카 추출물이 상처를 회복시켜 주는 것인데, 문제는 초산히드로코르티손이 스테로이드 성분의 일종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남용할 경우 효과보다 부작용이 일어날 확률이 커지는 거죠. 그리고 같은 항생작용이라도 성분에 따라 세균의 범주가 다르기 때문에
상처났다고 무작정 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데카솔은 상처치유 속도가 다소 느린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리고 목적은
마데카솔이 좀 더 흉터예방에 맞추어졌지만 딱지가 앉은 후에는 효과가 없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후시딘이 더 낫겠죠.
연고 오남용을 자제하고, 의약품 분류 다시 이루어야 져야....
중요한 것은 두 연고 모두 오남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사 처방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막 바르고 자주 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스테로이드 부작용이나 내성이 생겨 다른 약이 안들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연고는 많이 바른다고 해서 상처가
빨리 낫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얇게 펴 바르는 것이 좋죠. 마지막으로 병변이 심할 경우에는 꼭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며, 해외의 경우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의 비율이 20:80인 것을 본다면 우리나라는 이와 반대로 일반의약품이 80%
전문의약품은 20%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의약품 분류가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